한국 수출이 연간 1조 달러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증가를 이끈 품목과 수출액이 늘어난 경로를 함께 볼 필요가 커졌다. 산업통상부가 11월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0월 누적 수출은 9,300억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 늘었다.
10월 한 달 수출은 1,15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3.7% 증가했다. 정부는 1조 달러까지 약 700억 달러가 남았다며 11월 중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누적 9,300억 달러는 집계된 실적이고 1조 달러는 앞으로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수준이다.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반도체
10월 반도체 수출은 56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4% 늘었다. 이를 전체 수출액으로 나누면 564.4÷1,152.8×100으로 약 49.0%다. 발표 수치를 소수점 첫째 자리로 반올림한 계산이며, 반도체가 그달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빅테크의 AI 설비 투자 확대와 메모리 수요·가격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50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컴퓨터 품목의 수출도 58억5,000만 달러로 늘었고, 정부는 서버 인프라 투자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를 주요 요인으로 들었다. 품목별 실적을 보면 AI 인프라 투자가 관련 제품의 수요와 연결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다만 49%라는 구성비는 수출액의 비중이다. 국내 전체 생산이나 일자리의 절반을 반도체가 차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발표 수치를 바탕으로 보면 반도체의 가격과 주문 흐름이 전체 수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구조이며, 한국일보도 관련 보도에서 반도체 의존도에 관한 우려를 다뤘다.
증가 품목은 넓어졌지만 금액과 물량은 다르게 움직였다
20대 주요 수출 품목 중 18개가 증가한 점은 반도체 이외의 흐름도 살펴야 한다는 근거다. 자동차 수출은 65억5,000만 달러로 18.1% 늘었다. 한국일보와 정부 발표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호조를 공통으로 전했다. 전기기기 수출은 AI 데이터센터용 변압기와 케이블 수요를 배경으로 74% 증가했다.
품목별 증가율을 모두 같은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부 발표에서 석유제품은 수출액이 80.0% 늘었지만 물량은 7.5% 줄고 단가는 94.5% 올랐다. 더 많은 물량을 판매해서 수출액이 증가한 경우와 가격 상승으로 금액이 커진 경우를 구분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례다.
따라서 수출액의 증가만으로 모든 기업의 주문이나 수익성이 같은 폭으로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 업종별 가격과 물량, 기업별 비용 구조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특정 품목의 호조가 다른 업종의 기업에 언제 어떤 경로로 연결되는지는 이번 월간 합계만으로 알기 어렵다.
다음에는 1조 달러 달성과 함께 무엇을 볼까
다음 수출 발표에서는 누적액이 1조 달러에 도달했는지와 더불어 반도체 이외 품목의 증가가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가격과 수출 물량, 자동차·전기기기 등 품목의 흐름을 함께 보면 전체 증가율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장의 구성을 살필 수 있다.
이는 다음 달 수출이나 기업 실적을 예측한 결론이 아니라, 이번 통계를 해석한 뒤 이어서 확인할 지표다. 10월 실적은 통관 기준 잠정 집계라는 점도 남는다. 이후 수정 통계와 후속 발표를 통해 추세의 지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