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장 비용을 가늠하려면 배추값과 양념값을 나눠 봐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11월 3일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11월 9일부터 12월 6일까지 공급 상황을 관리하고, 농수산물 할인에 총 640억 원을 투입한다. 풍작으로 값이 떨어질 수 있는 농산물은 소비를 늘리고, 부담이 커진 부재료는 구매 가격을 낮추려는 조치다.

김장하는 비율은 줄고 한 번에 담그는 양은 비슷

정부가 인용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집에서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비율은 지난해 64.2%에서 올해 58.6%로 낮아졌다. 반면 4인 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지난해 23.5포기, 올해 23.4포기였다. 가구가 김장에 참여하는 비율과 한 가구가 준비하는 양이 서로 다른 방향의 신호를 주는 셈이다. 정부는 김장배추 수요가 지난해 64만2,000톤에서 올해 58만3,000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공급 쪽에서는 가을배추와 무 생산량이 전년보다 각각 18.5%, 11.1% 늘어날 전망이다. 이 수급 전망대로라면 농가에는 제때 팔 곳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김장 비용은 다른 재료의 가격에도 영향을 받는다. 뉴스1이 소개한 10월 가격 비교에서는 배추 소매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낮았지만 전통시장 새우젓 가격은 오히려 높았다. 배추가 싸졌다는 소식만으로 한 집의 김장 비용을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마트 농산물 최대 40%, 소금·젓갈 등 수산물 최대 50%

할인 예산 가운데 농산물 몫은 440억 원이다. 농식품부는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마트 등을 통한 할인에 400억 원, 농할상품권의 선할인 지원에 약 40억 원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상품권의 발행 규모는 200억 원이다. 구매자가 액면가보다 20%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그 차액을 지원하는 구조여서, 발행액을 440억 원 위에 다시 더하면 정부 부담을 크게 잡게 된다.

마트 등에서는 김장용 농산물과 수육용 돼지고기 등에 최대 40% 할인을 추진한다. 수산물에는 200억 원을 투입해 천일염·새우젓·멸치액젓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정부 안내상 농산물 할인 행사는 12월 2일까지, 수산물 특별전은 11월 29일까지다. 수급관리 종료일인 12월 6일과 다른 일정이다. 한꺼번에 여러 재료를 사는 가구라면 구매하는 날 해당 매장에서 어떤 품목에 얼마의 할인이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실제 지출을 알 수 있다.

확보한 배추 4만6,500톤은 언제 풀리나

정부가 확보하는 배추 물량에는 비축뿐 아니라 출하조절시설 물량과 계약재배분도 들어 있다. 세 항목은 각각 1만 톤, 3,500톤, 3만3,000톤이다. 기상 변화 등으로 특정 시기에 공급이 부족해질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물량으로, 전체를 즉시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은 아니다.

대책의 효과는 할인율 하나로 평가하기 어렵다. 김장을 하는 가구에는 배추·무와 소금·젓갈을 함께 담은 장바구니의 최종 가격이, 생산 농가에는 출하량과 실제로 받는 가격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재료별 소매가격과 산지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보 물량이 어느 시점에 공급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두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