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슈퍼컴퓨터의 활용 범위가 대규모 계산·시뮬레이션에서 AI 기반 과학연구로 넓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11월 2일 대전에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의 가동식을 열었다. 정부가 밝힌 정식 서비스 개시 예정일은 12월 14일이다.

이번 도입은 2018년 운영을 시작한 5호기 ‘누리온’ 이후 8년 만의 세대교체다. 발표의 의미는 장비 성능의 증가와 함께, 연구자가 어떤 종류의 계산을 시도할 수 있는지에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물론 기업의 기술개발까지 지원 대상으로 제시됐지만, 각 이용자가 실제로 배정받을 자원과 조건은 별도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24배 성능이 모든 작업의 24배 속도를 뜻하지는 않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강의 이론연산성능은 누리온 대비 24배, 저장공간은 10배, 네트워크 성능은 4배다. 서로 다른 세 수치는 계산뿐 아니라 데이터 보관과 장비 사이의 전달 능력도 함께 확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수치를 실제 연구 일정에 적용하려면 구분이 필요하다. 이론연산성능은 시스템의 계산 능력을 비교하는 지표다. 특정 프로그램이 어떤 장치를 활용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실제 소요 시간은 달라진다. 따라서 연구 기간이 일률적으로 24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해석할 수 없다. 실사용 효과는 각 연구 작업의 측정 결과로 확인할 사안이다.

한강은 기존 CPU 기반 계산과학·시뮬레이션 지원을 이어가면서 GPU를 이용한 AI 과학연구도 지원하도록 구축됐다. 발표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새로운 기회는 연구 방법을 선택할 폭이 넓어지는 데 있다. 다만 GPU를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연구 프로그램이 바로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며, 적용 가능한 작업과 준비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이전 장비의 성과가 보여주는 이용 지원의 중요성

정부는 누리온이 지난 8년 동안 1,730개 연구과제를 지원했고 관련 SCI(E) 논문 1,520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새 장비를 평가할 때도 설치 규모와 별도로 실제 연구에 얼마나 쓰였는지 볼 필요가 있다는 비교 기준이다. 과거 지원 실적이 한강의 미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슈퍼컴퓨터는 자동차 충돌과 엔진, 기상예보, 로켓 연소, 배터리·기후 연구 등 여러 분야의 계산을 지원해 왔다. 정부는 한강을 국가전략 연구개발과 대학·출연연의 도전적 연구, 기업 기술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계산 연구와 새 AI 연구의 수요를 실제 서비스에서 어떻게 수용하는지가 다음 평가 대상이 된다.

연구팀이 확인할 일정과 신청 조건

정부는 9월부터 연구자를 모집해 현재 시범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11월 2일 발표와 경향신문 보도는 12월 14일 정식 개시 계획을 안내한다. 가동식과 모든 이용자의 정식 서비스 시작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용을 검토하는 연구팀은 후속 공지에서 신청 자격, 지원 과제 선정 방식, 배정 가능한 계산 자원과 이용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확인 자료만으로는 개별 연구팀의 이용료나 신청 승인 여부를 알 수 없다. 이 항목들은 비용과 연구 일정을 짜는 데 직접 필요한 정보다.

또 정부가 제시한 세계 10위권 성능은 발표 시점의 전망이다. 확정 순위는 해당 평가 결과가 나온 뒤 확인해야 한다. 당장의 판단 기준은 순위 예상치만이 아니라, 정식 서비스 이후 실제 연구에 맞는 자원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다.